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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Precious/Borie & Dal-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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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이의 예쁨 기록 올해도 엄마의 의지로 더운 날 달봉이도 괴롭고 털도 더 심하다하여 몸털을 밀었다. 그 곳에서 묶어준 목걸이가 좋은지 예전에 다른 것 보다는 저항없이 편하게 매고 다닌다. 5 살 먹은 우리집 막내 아들내미. 예쁨이 뿜뿜.. 하신다.
물배추 금붕어가 떠난 자리에 물배추가 들어왔다. 수족관에서 활짝 펴 있던 잎들이 가져오는 사이에 오므라져 있다가 물에 넣으니 잠시 후에 다시 활짝 피어 자리를 잡았다. 이 어항에 어떤 물고기가 어울릴지 다시 생각하는 중이다. 그냥 옆에 있는 다른 어항의 구피들이 이사가는 방법도 있겠다. 우리 집의 가습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어항들이다.
그들이 떠나갔다. 하얀 색의 두 녀석이 기력이 없이 바닥에 누웠다. 간밤에 자던 모습 그대로 멈추어 숨만 쉬며 내가 다가가면 나를 향해 바라본다. 나머지 녀석들은 누워있는 하얀 녀석들을 위로핟듯 위에 떠서 느리게 움직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의 마지막 힘을 눈동자 움직이는 것에 모아 모든 것을 한 번이라도 더 자세히 보겠다는 듯이 여기저기 둘러본다. 몸에 붉은 기운이 돋아나지만 생명의 기운이라기 보다는 죽음의 기운처럼 느껴진다. 다음 날 아침 이 두 친구는 각자 자기가 머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모로 누웠다. 그 사이에 남은 세 녀석들의 지느러미도 급격히 갈라지며 옆에 앉아 있다. 상실의 아픔으로 머리를 풀어헤친 것 마냥. 평소 자주 싸우던 녀석들이 레테의 강을 건너는 친구를 보며 죽을 듯이 우울해 하는 것 같더니 ..
달봉이와 즐기는 오수 달봉이는 항상 콧등을 내 겨드랑이에 부비다가 한 쪽 팔을 내 팔 위에 걸치고 잔다. 마치 아무데도 가지 말라는 듯이, 태어나 누군가에게 하룻 밤을 온전히 팔배게해준 경우는 딱 한 사람인데 사람이 아닌 생명체에게는 달봉이가 유일하다, 보리마저 얼마지나면 저 쪽 어딘가 구석을 찾아 또아리를 틀고 자는데 말이다. 이 녀석은 참 사랑이 많다. 누구 처럼. 나를 안전하다고 생각해주는 것이 참으로 고맙다. 누구와는 달리.
이지매? 아님 수면중 보초? 얘네들 자꾸 와이러지?
나란히 잠든 금붕어 심지어 금붕어도 질서가 있다. ㅎ
달봉이와 보리 2020년 1월 14일 보리와 달봉이
달봉이 실루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