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상 만들기
처음 시자은 단순했다. 아이들 책상 구매를 위해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가격은 정말 비싸고 디자인은 모두 뻔했다. 비싼 책상은 가격에 맞추어 복잡하게 꾸며놓고 다기능이고 튼튼함을 강조했다. 내가 보기엔 다기능이어서 책상에 앉은 아이들이 책이 아니라 책상에 집중할 것 같았다. 싼 책상은 지나치게 볼품도 없고 크기도 작고 허술했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이 고생의 길이 시작됐다. ㅎㅎ
가구는 재질이나 만드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필요를 충족시키는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에쉬(물푸레나무)라는 튼튼한 재질로 만들었어도 나와 우리 가족이 원하는 디자인이 아니라 그냥 펌범한 디자인이면 평범+튼튼 말고는 장점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책상의 목적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필요한 책상의 목적에 따라 디자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상일이 생각되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ㅋ)
먼저
1) 책상은 공부하고 책을 읽는 장소다.
2) 생활 속에서 책상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생각해 봤다.
엄마들이 책상앞에서 아이들에게 하는 가장 많은 말은 "책상 정리해!" 인 것 같다.
이런 말을 할 일을 줄이는 책상이면 더 좋겠다 싶었다.
3) 책상에 오래 앉아 있으면 고개가 아팠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나온게 독서대와 필기대라는 것
인데 대학 때 도서관에서 신문볼 때 써보고 개인적으로는 써보지 않았다. 이렇게 책상을 고안
할 때 그런 경험이 필요할 줄이야.. 역시 세상은 많이 보고 겪는게 중요한 것 같다.ㅎ
결론은 책상은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기로 했다. 넓지만 책꽂이나 서랍같은 수납공간을 가능한한 배제하기로 했다. 내가 학창시절 책상 수납공간이 물건을 넣어두면 몇년가는 ,,, 쓰레기 장기 보관소로 전락하는 서랍을 갖어본 사람으로서 서랍에 넣을 물건은 이미 있는 학용품 서랍에 넣고 책은 책꽃이에 꽂아두고 필요한 책만 꺼내서 책상에서 공부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였다.
그리고 책상은 가로 80 cm 세로 70 cm 높이 75 cm 로 했다. 원래 생각한 새로 는 50 cm 인데 독서대와 필기대를 놓을 공간을 염두해서 넓게 했다.
독서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젊은 시절 실용신안까지 등록해 놓은 디자인을 변형해서 (변형하는 이유는 똑같이 만들 기술이 내게는 없기 때문,,, 난 공방에서 2 시간짜리 수업 4 번 들은게 다인께..ㅎ) 자작하기로 했다.
필기대도 예쁘게 하얀색으로 만들어 올리기로 했다.
자 이제 단순하디 단순한 책상의 제작과정을 보겠다.
디자인 : 내가 직접함. (한 달간 공방 다녀 배운게 나름 도움이 됩니다.ㅎ)
재단 : 메이플 팩토리(네이버 공방)에 주문했습니다. http://cafe.naver.com/maplefactory
이 곳이 저희 집에서 가까워서 나무 재단을 주문했고 이곳에서 장소를 빌려 이틀에 걸쳐 만들었습니다.
이제 부터 돈이야기 시작합니다.
* 재료비 : 999원 이하는 뺍니다. (책상 2 개입니다)
1) 나무값(재단은 무료) : 인터넷에서 다른 곳에 알아보실 때 재단 따로 돈 받는 경우 있어요. 참고하세요) : 140,000 원(레드파인/스웨덴산)
2) 8자철물 : 4,000 원
3) 공방 사용료 : 30,000 원
친환경목공풀, 피스(스크류 목공 못), 목심, 다양한 드릴비트사용 등이 가능하고 전동드릴
등도 급하면 쓸 수 있지요. 그에 따른 사용료 입니다. 이번에 드릴 쓰다가 비트가 하나 부러졌
는데 별도의 요금 받지 않으시데요. 착하십니다.ㅎ
총액 : 174,000 원
기타 보유하고 있는 장비가격은 제외합니다.
이 정도도 가격이면 DIY 반제품 가격과 비슷합니다. 시중 학생용 책상가격에 비하면 정말 저렴하지요. DIY 반제품은 책상크기와 디자인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으니 패스, 시중 책상은 40 만원대 제품도 공간만 차지하고 실용성이 떨어집니다. 더군다나 저희 집은 쌍둥이 남자형제들이라 각각 1 개씩 책상을 주면 방 하나가 책상 2 개 만으로도 꽉차지요. 이건 지나친 비효율이라 봤습니다. 둘이 따로 방을 나누어 공부하는 것을 원치 않아해서 책상은 무조건 한 방에 넣거나 거실에 놔야 하는 상황이지요. 이에 비하면 저렴하고 자기가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으니 전 만족입니다.
작업 1 일차
첫 날 작업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쉴틈도 없이 박차를 가했는데도 7 시간이 지나갔네요.
1) 튼튼한 다리 만들기
먼저 목재에 샌딩을 했습니다. 샌딩하면서 나무 결을 살펴 외부로 보여질 나무결과 안에 숨길 나무결을 골랐습니다. 샌딩,,, 비록 전동샌딩기를 사용했지만 정말 힘이듭니다. 삼나무는 나무 향기가 주는 청량감이라도 있는데 레드파인은 삼나무 보다는 단단하지만 향기는 그냥 나무향기입니다.ㅎ
아래와 같이 다리 각재 8 개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번 작업에서 다리각재 작업은 정말 심혈을 기울여 잘 만들었습니다. 아귀가 딱딱 맞고 문양도 곱고 튼튼했지요. 7 cm 각재인데 이렇게 판재를 조립해 만들지 않고 통각목(70각재라 부릅니다)을 사용할 수도 있으나 그 경우 나무의 휨도 크고 더 무거워집니다.
각재 4 개를 만들고 잠시 쉬면서 한 컷.
각재 8 개를 모두 만든 후에 피스 홈을 목심과 목다보톱을 이용해 막고 있습니다. 이 작업도 깔끔하게 끝났습니다. 저 망치, 본드, 상자안에 있는 피스는 공방 사용료 안에 포함됩니다.
각재 목심작업 후 에이프런과 체결하는 과정입니다. 에이프런 위에 보면 피스자리에 목심을 박아 둔게 보이지요. 이렇게 책상 2 개의 하체 체결까지가 첫 날 작업 분량이었습니다. 이것에 7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작업 2 일차
원래 하루에 작업을 끝내보려 했는데 첫 날 진행하면서 보니 상판 스테인과 바니쉬 작업을 고려하면 하루 분량의 일이 아니더군요. 공방 사장님 말로는 3, 4 일 걸릴 분량이라는데 아이들과 약속한게 있어서 속도를 냈습니다.
오전에 먼저 상판 스테인작업을 했습니다.(스페인 작업은 나무에 먹물을 들이는 것 처럼 나무 조직 깊이 물감을 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반해 페인팅 작업은 겉만 물감막을 입히는 것이죠. 스테인 처리한 나무는 계속 호흡하지만 페인팅처리를 하면 나무가 숨쉬기를 못합니다. 이론상으로는 만약 페인팅을 하시려거든 나무를 바짝말리고 건조한 날씨에 작업하시는게 좋구요. 습기진 날이나 나무가 약간 젖은 상태에서 페인팅하시면 페인팅 막 안에서 쉽쉬지 못한 나무가 썪을 수도 있다네요.) 저는 100% 천연성분 수성 스테인을 사용했습니다. 책상은 마호가니 색상입니다. 저희집안 제가 지금까지 만든 가구는(좌탁,프린터책상, 책상) 모두 마호가니입니다.
아래는 재벌(2차) 칠했을 때입니다.
아래는 상판에 5 회 스테인 작업하고 바니쉬 작업을 해 놓고 착생 가드(원래 독서대 떨어지지 말라고 만든 가드인데 만들고 보니 책꽂이로도 쓰일 것 같습니다. / 일단 두 아이의 책상이 나란히 놓일 텐데 서로의 공간을 구분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만들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책상 가드 2 회 스테인 작업 후 사진입니다. 뒤에 공방의 어수선한 모습이 보이네요)
스텐실로 PAX(평화)를 넣었습니다. 1차 바니쉬 작업하고 스텐실하고 다 굳고나서 그 위에 바니쉬로 덧칠했습니다.(덧칠 2 회)
상판 바니쉬는 틈틈이 400 방 사포로 가볍게 갈아주고나서 물수건을 닦고 그 위에 바니쉬를 바릅니다. 총 4 회 발랐습니다.
작업에 집중하느라 중간중간 사진찍어 기록해 두어야 할 꼭지를 놓칩니다. 상판에 가드를 부착하고 뒤집어서 상판과 하체를 체결합니다. 이때 8자 철물이 쓰이죠.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2 일 차는 9 시간이 걸렸네요. 점심시간에 중요한 일을 처리하느라 식사도 거르고 9 시간을 ㅠㅠ 집까지 운반해서 설치하고 그대로 쓰러졌다가 이제야 일어나 글 올립니다. 내일은 오늘 미뤄둔 일로 시간내기가 더 힘들 것 같아 이렇게 글 올립니다.
베란다에는 보리 읽으라고 책장이 놓여있고(ㅋ), 거실에는 아이들 읽으라고 책장과 기도상 그리고 카우치와 에어컨이 다입니다. 제가 어릴적에 어머니께 제일 많이 들은 이야기가 "TV 작작봐라" 였습니다. 크면서 어느 순간 TV 가 날 가지고 노는 구나, 별로 재미없는 프로그램으로 내 시간을 잡아먹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 순간 저는 아이들에게 작작보라고 말하기 싫어서 아이들 어릴적에 TV를 없앴습니다. 그리고 과연 효과가 있을까 TV를 보면 그것도 교육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아이들 10살(3학년) 이후로 주변 친구들이 TV 때문에 난리가 나는 걸 보고 없애기를 잘 했구나 싶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저녁에 집에서 심심하면 책을 꺼내 보는 모습으 보면 집에 TV 없는 것에 부작용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활자매체에 익숙한 모습을 보면 부모로서 기대감이 높아집니다.ㅋㅋ
요즘은 기말고사 준비한다고 계획서 유리창에 붙이고 지난 주말에 놀아서 밀린게 많다고 오늘은 책상에 앉아 공부 하네요.
우진이는 책상위에 책을 올려놓았습니다. 처음 생각은 책상위에 아무것도 없도록 디자인을 하자 했는데 세상만사 생각되로 되지 않나 봅니다.ㅋ 그래도 보기 좋으니 오케이. 요즘 중1 수학 예습하는데 제법 잘하네요.
우영이 책상입니다. 왼쪽을 보시면 베란다에서 잠자고 있는 보리가 보입니다. 아규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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