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 Precious/family

새와 나무 - 류시화

새와 나무 ...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My Precious > fam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이 뒤집히니 아름답구나   (0) 2015.09.16
빨간 가을  (0) 2015.09.16
오븐장과 와인장.  (0) 2015.01.23
열두번째 작품. 와인장  (0) 2015.01.23
열 한번째 작품. 오븐장.  (0) 2015.01.09